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얼마나 많은것을 잃었는지도 생각 해 봐야 할 것이다.
먼저, YTN이 보도한 합의문 전문에 따르면, 인질 석방에는 아래와 같은 5개의 합의 조건이 있었다.
둘째, 8월말까지 아프간내 NGO와 한국 기독교 선교단체의 모든 활동 중지
셋째, 한국의 기독교 선교 단체들은 파키스탄에서의 모든 선교 활동 중지
넷째, 탈레반은 한국 인질사태가 해결될때까지 아프간 정부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지한다.
다섯째, 한국 정부가 최선을 다했기에 탈레반은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들의 맞교환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 합의문을 보면서 뭔가 석연치 않은 사람은 나 뿐일까? 정말 탈레반이 지금까지와의 태도를 바꾸고 이렇게 온순한(?)조건에 합의를 해 준걸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말이 되지 않는다. 탈레반이 원한 것이 정말 이런 조건이라면 진작에 합의가 이루어졌어야 맞는거 아닐까? 정부와 탈레반 측은 강력히 부인하고는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생각 했을때도 이 합의문은 '이면합의' 의혹을 강하게 불러 일으킨다. 이들을 구하기 위해 정부가 투입한 돈의 양이 결코 적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불법 무장 세력과 협상하지 않는다' 는 국가의 기존 방침을 완전히 뒤집은 채 적극적으로 무장세력과 협상을 진행했다. 여기에 종교단체의 외압이 없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이런 협상으로 인해 땅에 떨어진 국가 위신은 둘째 치더라도, 앞으로 얼마나 많은 한국인이 위험해질 것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석방에 관한 뉴스가 나간 후, 고 심성민씨의 아버지는 "교회.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겠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내가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만. 억울한 심정 왜 이해 못하겠냐만.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하겠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행동인가?
선교활동 이전 외교부는 여섯차례에 걸쳐서 선교활동을 중지할 것을 요청.경고한 바 있고 이 모든것을 무시한채 '죽음의 선교활동'을 강행한건 본인들 아니었던가. 또한, 그 의미가 어디에 있나? '위험 지역으로 선교하러 떠나는 것이 참 신앙이다'라는 한국 개신교의 엉뚱한 과시욕, 우월주의 아니었던가? 자신들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런 과시욕과 우월주의로 인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피해를 보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해당 지역 여행자들을 위험에 빠트렸는가. 당신들이야 선교지만 그쪽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끼친 피해는 도대체 어떻게 보상할 생각인가.
난, 단군이래 우리 정부가 어떤 이슈에 대해 이렇게 발빠르고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도, 소위 나라의 의원씩이나 되시는 분이(고 심성민씨의 아버지는 한나라당의 의원이라고 함.) 반성은 못할망정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하겠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은 국가의 여섯차례에 걸친 권유및 경고에도 불구하고 선교를 진행한 샘물교회및 해당 책임자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며 이 무지한 단체들은 인질 석방 협상의 두번째와 세번째 항목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종교가 중요하다면, 남의 종교도 인정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만약 한간의 농담처럼 피랍자들이 이런 정부와 국민의 모든 노력을 무시한채 공항에 도착해서 '우리가 무사한건 하나님 덕분이다. 하나님께 감사한다' 라고 말한다면 난 정말 이들을 DHL로 고이 포장해서 탈레반에 다시 보내버리고 싶어 질 것이다. 제발 그들이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개념과 예절은 갖고 있길 바란다.






덧글
그라드 2007/08/30 09:30 # 답글
절실히 동감합니다.소송이라니... 심정이 이해는 갑니다만 행동은 이해가 안 되네요. 정부는 구해주고도 욕 먹게 생겼군요.
Machine 2007/08/30 09:35 # 답글
저또한 동감합니다.뭐 그런거 있지 않습니까.
해도 욕먹고 안해도 욕먹고.
종이우산 2007/08/30 09:48 # 답글
많은 기독교 신자분들이 종교하는 꺼풀을 쓰고사람으로서 최소한의 개념과 예절을 앚고있죠.
자기들은 하느님의 법으로 산다나요?
한국에서 기독교라고 하면 온국민의 지탄을 받게될날이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지탄받을 짓을 하고 지탄받으면 하느님이 자신을 연단하고 있다고 지껄이며 반성이란걸 할줄 모른다는 점이지요.)
나르사스 2007/08/30 09:58 # 답글
이미 샘물교회에서 하느님의 은총어쩌구 하는 미사를 연데다가 모 간호대는 그 사람들 데려다 특별강연을 한다고 하네요.이미 제일 안좋은쪽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우주괴물 2007/08/30 10:38 # 답글
공감합니다. 이제 풀려났으니 언론에서 이런 부분좀 다뤄줬으면 좋겠습니다.
Core_Geek 2007/08/30 10:44 # 답글
정부 믿지 않고 코쟁이 대사관 가서 굽신되던게 엊그제갔던데, 참.. 안면 두껍습니다.그리고 저 다섯개의 합의 조건만 생각해봤을때는 정말 의심이 가네요...
어느 곳 하나 시원하게 해주는 언론 매체는 찾아 볼수가 없군요...
codewiz 2007/08/30 10:44 # 삭제 답글
저도 완전 공감합니다.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going 2007/08/30 10:50 # 삭제 답글
잘 봤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있구요. 이번일이 기독교의 각성과 기독교와 반기독교간의 이해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순진한 바램을 가져봅니다. 부끄러운 글 트랙백으로 걸어두었습니다. 좋은 하루되시고요.
Gadenia 2007/08/30 12:36 # 답글
동감입니다.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와니 2007/08/30 12:47 # 삭제 답글
그들이 풀려난건 잘됐지만..분명 간증이랍시고 순회공연하겠죠.
생각만하면 골이...
선아 2007/08/30 13:05 # 답글
국가에 소송이라굽쇼? 어이어이ㅜㅜㅜㅜ 너무한다 진짜ㅜㅜㅜㅜ
정이 2007/08/30 13:40 # 답글
이번 계기로 기독교에 대해 쌓였던 국민감정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오리라 봅니다.진정한 배타주의 종교 한국 기독교.
청소를 시작할때 입니다.
Run2wiN 2007/08/30 15:56 # 답글
일요일에 교회간적이 어언 백만년 전이지만각종 신상기록카드의 종교란에 꼬박꼬박 기독교라고 쓰는 사람으로서
마지막 단락은 절대 공감.
sepitk 2007/08/30 17:18 # 답글
공감합니다..... 사람들이 반성할 줄을 모르네요... 아휴... 핑백도 걸어갑니다.....
intherye 2007/08/30 17:24 # 답글
납득을 못하겠으면 소송 거는 거죠 뭐.. 그런데 자식 잃은 부모가 뭔들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가차없이 깨질 것 같아서 딱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당사자들에게는 소송해보고 지는 것과 안해보고 포기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있겠죠..저 기사를 빌미로 기독교를 욕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기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분들은 국가만이 아니라 교회 측을 상대로도 분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저 소송은 오히려 인간의 보편적인 반응이지, 개신교의 배타성 같은 게 아님을 왜 모르시나 싶습니다.
Jenuary 2007/08/30 23:52 # 답글
안녕하세요.저도 기사를 읽어보니 intherye님의 말에 공감이 가는지라 댓글 남깁니다. 많은 분들이 '정부를 상대로'라는 문단만 보고 너무 성급하게 짐작하시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측이 이렇게 조용한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협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결과가 그리 썩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알자지라 방송에서 한국정부가 약 378억원을 건넸다는 소문이 아프간 현지에서 돌고 있다고 보도했답니다. 그 정도 규모의 돈이 국고를 털어도 갑자기 나올 리는 없겠지만 방법이나 액수에 관계없이 댓가가 치러졌음은 사실인 것 같구요, 테러리스트를 상대로 몸값을 주고 인질을 데려왔다는 점에서 각국의 눈초리가 곱지만은 않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외교는 점점 더 힘들어지겠네요.. 이제 테러리스트들의 봉이 될지도;
2007/08/31 12:17 # 삭제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서민 2007/09/01 12:30 # 답글
살아 돌아온건 하느님의 뜻이고, 죽은 사람은 정부탓이라고 하는듯 합니다.-_-나 원 어이가 없어서.
쏭군 2007/09/02 02:47 # 삭제 답글
다 공감하는데 왜 괄호열고 한나라당이 나오는지.. 후후.....그리고 저는 자식은 안 낳아봐서 그 기분을 이해한다고 하면 순 거짓말이겠지만,
하도 봐와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는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라를 상대로 소송은 좀 많이 오바군요... 쩝...
gogma 2007/09/07 17:43 # 삭제 답글
저 종교는 조심조심 지성을 가지고 믿어야지, 이종교 광신자들은...전 저럴 줄 알았는데.
지금도 눈막고 귀막고 기도중일겁니다. 예수님 감사하다고.
목에 칼이 들어와야만 인간적으로 변하는 치사 빤스들...